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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제,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

 

외국에 처음 갔을 때 놀란 것 중에 하나가 약국 진열대에 소화제가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기껏 제산제나 한두 개의 효소제제가 전부였다. 우리나라처럼 약국 진열장 절반을 소화제가 차지하고 있는 경우와는 대조를 이루었다.

서양 식단이 간단한 만큼 소화제가 적고, 우리나라 식단이 복잡 다양한 만큼 소화제도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으레 어느 병을 불문하고 한 두 가지 소화제가 기본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당연히들 생각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소화제만 먹어도 배가 부를 것 같은 분량을 처방 받고서야 다음 약 탈 때까지 마음을 놓은 환자들이 있는 실정이다.
가히 소화제 왕국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는 형편이다. 목이 마르면 냉장고에서 냉수를 꺼내 마시듯이 소화제도 불편할 때마다 알아서 먹는 형편이 되었다.

소화불량이란 가슴앓이에서부터 시작하여 식후 복부팽만감, 매스꺼움, 구토 그리고 상복부 통증 등을 포함하는 여러 가지 증상의 복합체로서 악성 종양에서부터 시작하여 기능성(소위 신경성) 위장 질환까지 여러 가지 원인 질환과 동반되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진단이 늦어져 병을 키워 시기를 놓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니 주의를 요하며 먼저 소화불량의 원인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소화불량 증상은 대부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지 않으나 항상 암이나 궤양, 염증 등 기질적인 위장질환의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 특히 혈변이 있거나 체중감소가 심한 경우. 밤에 잠에서 깰 정도로 통증이 심하거나 시간이 경과하면서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 경우는 의사를 찾아 정밀한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일단 악성 종양이나 궤양 등과 같은 원인 질환이 규명되면 원인 치료와 함께 약물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원인 질환이 대수롭지 않거나 기능성 위장장애로 판명되는 경우는 소화제를 장기 복용하기 전에 일상생활에서 식생활 조절을 통한 치료가 우선되어야 된다.

특별한 질환에 의한 경우가 아니고 일상에서 흔히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첫째, 기름기가 많은 음식이 우선 꼽힌다. 모든 종류의 지방-육류, 치즈, 초콜릿, 식물성 지방-은 위장관의 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지방 섭취량을 줄이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둘째, 한국 음식이 맵고 짜고 자극적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서양 사람들이 아이스크림에 꿀을 발라먹는 것처럼 우리는 풋고추에 고추장을 찍어 먹는 것이 현실이다. 어찌 보면 속이 아픈 사람이 많은 것이 당연한 것 같다. 과학적으로도 매운 것은 이미 맛(미각)이 아니고 고통(통각)일 뿐이다. 건강을 위해서는 음식을 싱겁고 부드럽게 먹을 필요가 있다.

셋째,최근 다이어트에 대한 열풍의 결과 섬유질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이러한 섬유질 음식도 너무 급속하게 과다 섭취하게 되면 오히려 소화불량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식이요법으로 섬유질을 추가하고자 할 때에는 서서히 양을 늘려나가는 방법을 택해야만 소화기관이 잘 적응해 나갈 수 있게 된다. 가급적 질기고 거친 김치줄거리나 나물류는 피하는 것이 좋다.
과일이나 과일 주스를 많이 섭취하는 경우도 너무 많은 당분의 섭취로 인해 분해되지 않은 당분 상태로 소장을 빠져나가 대장에서 박테리아에 의해 발효되어 가스와 복부팽창 또는 설사 등 소화불량 증상을 야기할 수 있다. 한자리에서 두 개 이상의 사과나 배를 먹거나 과일주스를 1리터 이상 마시는 것은 피해야 한다.

넷째, 우리가 들이마시는 공기도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탄산음료를 마실 때 공기를 삼키는 횟수가 더 많아지고 위장 내에 들어가서도 가스팽창을 일으킨다. 껌도 매번 씹을 때마다 공기를 삼키도록 만든다. 껌을 씹고 있는 동안 끊임없이 공기를 삼키는 셈이다. 또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사람들도 불필요한 많은 공기를 들이마신다고 한다.

심각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먼저 약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식사조절을 먼저 시작해 봄이 좋을 것 같다.
며칠에 걸쳐 원인으로 생각되는 모든 요인들을 제거하도록 노력해 본다. 그런 다음 한번에 한 가지씩 그 원인을 신체에 다시 제공해 본다. 이 과정에서 특정한 한 가지 원인에 의해 자신을 괴롭혔던 소화불량 증상이 다시 재발하면 바로 그것이 주범일 가능성이 크다.
소화제에 먼저 의존할 일이 아니고 자신에게 소화 잘되는 음식을 선택하는 일이 먼저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