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림의 정체
서울 속편한내과 원장 내과 전문의 송치욱
속이 얹혔구나 싶으면, 손을 따면 된다?!!
명치가 답답하고 위에 음식이 정체되어 있는 듯하며 메스껍고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면 일반적으로 체했다고 증상을 호소한다. 음식물을 잘못 먹고 얹힌 것이라 고들 생각한다. 그런 경우 혹자는 손가락에서 피를 뽑아 내기도하고 된장을 물에 풀어 마시기도 하고 이런 저런 민간요법들이 동원된다.
그러나 이러한 체증이 지속되는 경우 아직도 병원을 찾는 것보다 체내림이라는 민간요법을 찾아 다니는 환자가 의외로 많은 것 같다.
체내림이란 무엇인지 그 정체를 알아보자. 시중에 소개된 체내림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체한 음식물을 꺼내는 것이고,두 번째는 훑어서 내리는 방법,마지막으로 복부 마사지와 척추 부위의 지압을 통해 체증을 가라앉히는 것이다.
방법에 따라 전라도식, 경상도식으로 이름을 달리 부르기도 하는 데 전라도식은 꺼내는 방식을 쓴다면, 경상도식은 훑어 내리는데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체해서 걸려있다고 하는 음식물을 손가락을 목안에 넣어 꺼내 보이는 경우가 흔히 있는데 이는 정신을 똑바로 곧추세우지 않고서는 발견할 수 없는 고난도의 눈속임 기술이다. 어떤 환자들은 이것이 속임수라고 반신반의하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체내림 집을 찾곤 한다.
그러면 환자들의 증상 완화에 이런 체내림이 효과가 있을까?
환자가 심리적으로 위안을 받아 거북함이 덜 하고 속도 편안해 진다는 느낌을 받는 위약효과(가짜약 효과)는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인후에 손가락 등을 자극, 위 내용물이 토해지도록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증상완화효과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증상호전이 오래가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체내림을 받아야 속편함을 느끼게 된다. 그동안 체한 것에 대한 의학적인 규명이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식도나 위의 기능장애와 관련된 각종 운동기능검사와 치료법 등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일단 체증을 자주 느끼는 사람은 정확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
체내림은 그 자체가 비위생적이고 비의학적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조기 치료가 요하는 원인질환을 간과하게 되어 잘못하면 치료의 시기를 놓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체내림은 더 이상 호기심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